다한증이란 열이나 감정적인 자극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많은 땀을 흘리는 질환입니다. 다한증은 정상적인 체온 조절을 위한 땀 분비보다 과도하게 땀이 많이 분비되는 질환이며 생활에 불편함을 끼치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과도한 땀 분비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어 대인 관계나 사회생활에도 심각한 지장을 주기도 합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다한증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목차
원인
다한증 환자들은 땀이 많이 나는 것을 병이라고 여기지 않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낌에도 불구하고 병원을 찾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정확한 발병률을 파악하기 어렵지만 전체 인구의 0.6~4.6% 정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다한증 증상이 시작되는 시기는 부위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손 다한증의 경우 어린이나 청소년기에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겨드랑이 다한증의 경우에는 사춘기 혹은 20대 초반 정도부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한 다한증은 주로 손바닥과 발바닥에 발생하고 손바닥과 겨드랑이에 동반 발생하는 경우가 그 다음이며 겨드랑이 단독 또는 머리 부위 순으로 발생합니다. 우리 몸에는 약 400만 개의 땀샘이 있습니다. 땀샘은 아포크린 땀샘과 에크린 땀샘으로 나뉘며 이 중 다한증과 관계되는 땀샘은 에크린 땀샘으로 우리 몸에 약 300만 개가 있습니다. 에크린 땀샘은 주로 손바닥과 발바닥에 분포하며 정상적 상황에서는 보통 1분당 0.5~1ml 정도의 땀이 분비되며 심한 고온 조건에서는 하루 10L의 땀이 분포되기도 합니다. 반면 아포크린 땀샘은 비교적 수가 적고 주로 겨드랑이나 회음부에 분비하며 다한증에 미치는 영향은 적습니다. 최근에는 아포에크린 땀샘이라는 새로운 종류의 땀샘이 보고되기도 했는데 이것은 주로 성인의 겨드랑이에 분포하며 아포크린 땀샘과 에크린 땀샘이 형태와 기능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으로 있습니다. 아포에크린 땀샘은 겨드랑이 다한증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사료되고 있습니다. 기저질환 없이 발생하는 다한증을 일차성 다한증이라고 하는데 그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땀분비를 유발하는 자극에 대한 자율신경계의 과반응에 의해 땀이 과다하게 분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감정적인 스트레스에 의해 땀분비가 심하게 갑자기, 자주 발생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다한증 환자의 경우 교감신경이나 에크린 땀샘 자체는 조직학적으로 이상이 없습니다. 그러나 정신적 자극에 대해 교감신경계의 활성이 증가되어 일차적으로 시상하부의 이상이 원인이 된 것은 아닐까 추측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연구결과에서는 가족력이 약 50% 정도 영향이 있다고 알려지고 있으며 14번 염색체와 연관이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치료법
약물치료
다한증의 치료에 이용되는 국소외용제에는 염화 알루미늄, 항콜린성 약물, 수렴제 등이 있습니다. 염화알루미늄은 다한증에 가장 널리 쓰이는 약물입니다. 염화알루미늄의 농도를 조금씩 달리 하여 많은 약품들이 상품화되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20% 농도의 염화알루미늄이 상품화되어 시판 중에 있습니다. 이 약물은 알루미늄 염이 피부의 점액 다당류와 복합체를 형성하여 에크린 땀샘을 막아 효과를 보입니다. 약물의 피부 내 흡수를 가장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땀이 나지 않는 취침 시간에 바르는 것이 좋으며 랩이나 장갑 등을 이용하면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물로 씻어내기 전 최소한 6~8시간 정도 피부에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좋으므로 잠자기 전에 바르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 사용 시에는 일주일 동안 매일 바르고 땀이 어느 정도 감소되었다고 느끼면 일주일에 한 번 또는 두 번 정도 바릅니다. 이 약물의 가장 큰 부작용은 피부 자극이며 이 때문에 약물을 지속적으로 바르지 못하는 환자가 약 20% 정도 된다고 합니다. 이런 피부 자극이 발생했을 때는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염화알루미늄이 다한증에 가장 효과적이고 널리 쓰이는 약이기는 하지만 그 밖에 항콜린성 약물이 사용되기도 합니다. 항콜린성 약물의 복용은 전신적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국소 도포용 항콜린성 약물이 선호됩니다. 1960~70년대에는 글루타르알데히드나 포르말린 용액, 탄닌 산과 같은 수렴제가 치료제로 쓰였지만 장기적으로 사용 시 피부의 색소 침착, 접촉성 피부염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지금은 사용되지 않습니다. 내복약은 전신다한증에 많이 쓰이고 있으며 클리코피롤레이트, 옥시부티닌, 프로판테린 등이 대표적입니다. 그러나 이 약제들은 시야가 흐려지거나 진정 효과, 고열, 기립성 저혈압, 소변의 축적, 빈맥, 심계항진 등의 합병증이 잘 발생하고 이런 합병증 때문에 국소 다한증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습니다. 그 밖에 벤조다이아제핀을 사용하면 불안이나 감정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다한증을 호전시킬 수 있습니다. 클로니딘, 인도메타신 최근에는 칼슘 채널 차단제가 다한증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되었습니다. 이온영동치료는 수조 내 물 속에 피부를 담근 상태에서 전류를 흘려주어 이온 전류의 흐름이 땀샘에서 땀 분비에 관여하는 이온 수송에 방해를 일으켜 땀 분비를 막는 방식입니다. 이 치료는 수조에 쉽게 담글 수 있는 부위에 발생하는 다한증(손발 다한증)에만 주로 사용됩니다. 이온영동치료는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피부병이 있는 환자에게는 사용 시 주의해야 합니다. 심장박동 조절장치를 몸에 삽입했거나 임산부, 인공관절과 같은 금속성 보조기구를 삽입한 환자를 이 치료법을 절대 사용해서는 안됩니다. 그 외 환자에게는 부작용은 거의 없거나 있더라도 심한 부작용은 아닙니다. 이온영동치료는 병원을 방문하여 치료해야 하나 최근에는 상품화된 이온영동치료기를 구매하여 가정에서 사용하는 사람도 있으며 그 효과도 만족스럽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보톡스도 다한증 치료에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특히 다한증에 사용되는 보톡스는 보톡스 A입니다. 보톡스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세포 외로 배출되는 것을 막음으로써 그 효과를 냅니다. 피부 내에 보톡스를 주사하면 에크린 땀샘에 분포하는 교감신경의 발단부에서 아세틸콜린의 분비가 억제됩니다. 보톡스의 효과는 8~9개월 정도 지속되며 겨드랑이 다한증의 경우 90% 이상에서 효과가 나타납니다. 그러나 중증 근무력증과 같은 말초 운동 신경증이나 신경 근육 계통의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는 사용에 주의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미노글리코사이드, 페니실린 등의 항생제나 칼슘 채널 차단제와 같은 보톡스의 효과를 증가시키는 약제를 사용하고 있는 경우 사용해서는 안됩니다. 효과적인 보톡스 치료를 위해서는 다한증의 부위와 범위를 고려하여 주사하여야 합니다. 보톡스를 주사한 지 2~4일 뒤에 땀이 감소해서 2주 내에 확연하게 줄어들게 되며 보톡스의 치료 효과는 평균 6~8개월 정도 지속됩니다. 보톡스 치료의 가장 큰 단점은 주사 부위의 통증입니다. 통증은 보통 2일 정도 지속되는데 심하면 10일까지도 지속되기도 합니다. 특히 치료 부위가 손발인 경우 통증이 더욱 심하게 나타납니다. 보톡스를 손바닥에 주사했을 때 일시적으로 손바닥 근육의 바미가 발생하여 잡거나 꼬집는 힘이 감소할 수 있으며 손가락이 저리거나 무딘 느낌이 날 수 있습니다.
비약물 치료
다한증의 수술적 치료는 흉강 내에 존재하는 교감신경을 절단하는 시술을 말하며 약 100년 전부터 최근까지 여러 가지 형태로 변형되어 시행되고 있습니다. 시행 초기에는 흉부 교감신경을 노출시키기 위해 갈비뼈 사이를 크게 열고 수술했지만 흉강 내시경이 발달하면서 비침습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흉강 내시경은 3~5mm 정도의 피부 절개를 한 개 또는 두 개를 양쪽으로 시행하여 수술하며 수술 후 바로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습니다. 수술하는 신경이 위치는 다한증 부위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다양한 의견들이 있습니다. 교감신경 수술은 인체에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키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다한증에서 교감신경 수술이 효과가 영구적이고 안전함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논란의 여지가 많은 것은 바로 부작용 때문입니다. 부작용 중 가장 흔히 발생하는 것은 보상성 다한증입니다. 보상성 다한증이란 손이나 겨드랑이, 얼굴 등에 나던 땀이 몸통이나 허벅지 또는 하체에 옮겨서 나는 증상을 말하며 교감신경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수술받은 것을 후회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보상성 다한증을 치료하기 위해 여러 방법이 시행되고 있으나 아직 정립된 방법은 없습니다. 보상성 다한증은 환자에 따라 극심한 고통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환자 자신이 이러한 부작용의 발생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수술을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마무리
이번 포스트에서는 다한증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다한증으로 인해 습진, 피부염, 무좀과 같은 피부에 직접적으로 발생하는 합병증도 문제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환자의 정신적, 사회적 합병증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므로 다한증은 적절한 진단과 효과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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